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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멋집] 엄마의 자장면!

기사입력 2019.08.11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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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위군 산성면 화본마을 ‘철가방’ 자장면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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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가방 중국집 음영배(62), 박진희(52) 부부

     

    【이기만 기자】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이 어디인지 아는가? 경북 군위군 산성면에 위치한 소담한 기차역 화본역! 네티즌이 뽑은 거니 의심의 여지없이 가볼만 하다.

     

    강호동의 1박 2일 TV프로그램을 여기서 찍고 입소문을 타면서 주말에는 평균 1천여명의 관광객이 찾아든다. 전부 합해 1,200명의 산성면 인구에 관광객 1천명이면 서울지하철 러시아워를 방불케 할 때도 있다. 늘 그러면 좋겠지만 가끔 그렇다.

     

    더 이상의 소개는 앞으로 화본마을을 찾을 관광객의 평가에 맡기고 ‘관광’ 절친 ‘음식’에 대한 소개가 오늘의 주제다. 그것도 가장 ‘스피드’를 자랑하는 국민대표음식 ‘자장면!’ 이 작은 마을에 신기하게도 자장면집이 있다.

     

    그 이름은 ‘철가방!’ 깡촌마을에 ‘철가방’이라는 점빵 이름이 한복속에 넥타이를 맨 느낌이다. 어쨌거나 이 자장면 집을 찾은 것은 서울 복판 종로구 혜화동에 위치한 서울대학교 동문회관의 함춘원 중국집에서 엄마의 한마디 때문이었다.

     

    아무리 서울 한복판이어도 흔쾌히 지불하기엔 고개가 갸우뚱거려지는 8천원짜리 자장면을 한젓가락만 드시고는 “화본 짜장보다 몬하다.!”며 숟가락을 놓는 어머니의 모습에 ‘할마시’오늘 컨디션이 별로거니! 하면서도 비교본능이 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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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가방 가게 전경

     

    몇일 후 내가 “가자!”하면 거름을 지고서라도 따라 나설 친구와 화본역 앞 ‘철가방’을 찾았다. 그 친구가 질색팔색 가장 싫어하는 것이 유감스럽게도 자장면임을 아는 나의 작전이다.

     

    군위사람 특유의 사근사근한 표정으로 스텐컵에 냉수를 따라주며 “주문하이소”라는 소리에 “자장면 두그릇요.!” 작은 홀엔 관광객로 자리가 붐빈다. 단무지와 양파가 놓여 있어야 할 테이블엔 생뚱맞게도 침샘을 자극하는 자두가 놓여 있다.

     

    주문받는 거만큼 사근사근한 목소리로 “자장면 나올 때까지 하나 잡사보소. 직접 농사지은 거시더!” 가게 마케팅을 위해 관광객들에 주어지는 할당량이거니 생각하며 주머니에 넣는 순간 자장면이 나왔다. “맛이 어떠노?”라고 묻는 나의 물음에 “괜찮네!”라는 친구의 대답이 돌아왔다.

     

    평소 표현을 대폭 ‘바겐세일’하는 친구가 ‘괜찮네!’ 한 것은 진짜 괜찮은 거다. 더구나 “세상에서 니가 제일 잘났다.” “니는 언젠가는 크게 될 끼다.!” 라며 나에게 단 한번도 거짓말을 한 적이 없는 엄마의 평가까지 받은 자장면이니 더 말해 무엇하랴.!

      

    주말 가족들과 함께 외식과 휴식 일석이조의 휴일을 보내려면 한번쯤 군위군 산성면 화본마을을 관광할 것을 추천하고 싶다. 그곳엔 ‘철가방’자장면집이 있다.

     

    한두마디 말이 오가자 자장면 면발같이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는 주인장 음영배(62), 박진희(52) 부부는 대구 롯데시네마에서 40년간 중국집을 운영한 베테랑 요리사였다고 한다.

     

    이리저리 둘러보다 이곳에 정착한지 3년이 됐다는 이들 부부는 “큰돈은 못 벌어도 군위도 좋고, 화본도 더 좋고.!” 라며 현재의 생활에 흡족함을 보였다.

     

    엄마가 좋아하는 군위군 산성면 화본역 ‘철가방’ 자장면 집. 옆 테이블에 짬뽕과 탕수육도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아.! 나도 짬뽕 시킬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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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본역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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